Pit a Pat

Pit a Pat

유승우
소년과 청년의 경계에 선 청춘은 묘한 매력을 풍긴다. 그런 의미에서 스무살 유승우의 새 앨범 은 10대의 풋풋함을 지나 청년의 싱그러움까지 고루 담은 결과물이다. 이 앨범은 익숙하면서도 진부하지 않은 전개로 청춘의 단편을 눈앞에 펼쳐놓는다. 설익은 사랑의 싸이클을 순차적으로 들려주는 유승우식의 화법이다.

그 중 타이틀곡 ‘뭐 어때 (Feat. 크루셜스타)’는 그의 성숙한 감정의 변화를 이별의 시점에서 담아낸 대표곡이다. 지난해 음원차트 1위에 오른 ‘예뻐서 (Feat. 루이 Of 긱스)’의 작곡가 김도훈이 또 한번 히트곡의 틀을 완성했고, 브라더수가 이별 후 먹먹한 감정을 가사로 옮겼다. '가끔 눈물 나게 함께 웃던 일도, 때론 소리치며 둘이 싸운 일도 잊으면 되는데 별일 아닌 건데..’라며 제법 대범하게 대처할 줄 아는 스무살의 이별 노래. 수줍게 바라만 보던 소년의 한 뼘 더 자란 감정이기도 하다.

그간 담백한 포크 스타일을 고수해온 유승우는 보컬 톤에서도 변화를 꾀했다. 직접 작사, 작곡을 맡은 ‘점점 좋아집니다’ ‘스무살’ 2곡은 능숙한 완급조절로 풋풋한 로맨스를, 여성 싱어송라이터 우효와 함께 한 듀엣곡 '선 (45.7cm) (Feat.우효)’은 깨끗한 하모니로 설렘의 감정을 풀어냈다. 덕분에 5곡은 아련한 옛 사랑을 생생히 재현하듯 하나의 이야기처럼 연결된다. 여기에 파스텔톤의 재킷 이미지는 순수한 사랑이라는 일관성을 부여한다. 마음을 감추기엔 속이 훤히 보이는 투명한 마음처럼 깨끗한 이미지를 표현했다.

이처럼 송라이팅, 스타일링으로 완성된 유승우의 이미지는 영상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시원한 여름의 청춘을 담은 ‘예뻐서 (Feat. 루이 Of 긱스)’에 이어 유승우, 보이프렌드 정민, 몬스타엑스 기현이 다시 합을 맞췄으며, 데뷔를 앞둔 한중 합작 걸그룹 우주소녀 멤버 은서가 출연했다. 특히 ‘예뻐서 (Feat. 루이 Of 긱스)’의 프리퀄 버전인 만큼 역대급 반전의 재미 또한 선사할 전망이다.

친근한 소년 이미지의 탈피는 어린 나이에 데뷔한 유승우에게 숙명이다. 결국 소년의 천진난만함과 청년의 싱그러움을 투영한 미니앨범은 과거와 현재의 타협점을 찾기 위한 노력의 과정인 셈이다. 몸집보다 큰 기타를 메고 능숙한 연주를 들려주던 소년은 이제 제 나이에 맞는 목소리와 노래로 근사한 청사진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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